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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마케팅으로 리딩브랜드 굳힌다”
by 아카비전  작성 2004/10/06 11:20   조회 39558
“스타마케팅으로 리딩브랜드 굳힌다”


패션주얼리 ‘줄리엣’ 한승수 사장… 톱스타 25명에게 독점 상품 제공

글 성행경 기자 (hksung@joongang.co.kr)
사진 지미연 기자

패 션주얼리 프랜차이즈 ‘줄리엣’의 한승수(35) 사장은 요즘 학교 다니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지난해 늦깎이로 대학(광운대 국제통상학과)에 입학해 자신보다 열다섯 살이나 어린 후배들과 함께 수업을 듣는다. 낮에는 회사를 경영하고, 밤에는 수업을 듣는 생활이 이제 두 학기째다. 육체적으로 힘들지 않을까.

“힘들 때도 있지만 학교에 가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젊은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죠. 수업을 마치고 친구들하고 맥주 한 잔 마시는 재미도 있습니다.”

3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의 CEO이지만 학교에서 리포트 작성과 시험 공부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점에서 여느 대학생과 다를 게 없다. 물론 다른 학생들보다 유리한 조건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시험 기간이 되면 직원이 예상 문제 답안을 정리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의실에서 답안을 작성하는 것은 순전히 그의 몫이다. 1학기 학점을 묻자 한사장은 “F학점을 받은 과목은 없다”는 말로 에둘러 피해갔다.

2003학번인 한사장은 10년 전에 대학생이 될 뻔했다. 1989년 상고를 졸업하고 취직이 여의치 않자 군에 입대한 그는 제대를 앞두고 대학 입시에 도전했지만 낙방했다. 93년 초 제대한 뒤 “비록 대학생이 되지 못했지만 5년 뒤에는 대학을 나온 사람들을 부리는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하고 장사에 뛰어들었다. 실제로 그는 5년 만인 98년 줄리엣을 창업해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고, 10년 뒤에는 대학생이 됐다.

한사장이 뒤늦게 대학생이 된 것은 무역을 배우기 위해서다. 줄리엣은 지난해부터 해외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미국, 캐나다 등 북미지역에는 매장을 내기 직전까지 갔다. 하지만 점포 확보 등 여러가지 문제로 인해 해외 진출을 당분간 보류했다.

국내 패션주얼리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나올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불황이 계속되면서 매출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업계 리딩 브랜드인 줄리엣으로서도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인 것이다. 앞으로 최대 시장으로 떠오를 중국시장은 관세 등 걸림돌이 많다. 한사장은 철저히 준비하지 않으면 해외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기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가 주경야독(晝耕夜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美 파라마운트 사와 공동 마케팅

주얼리는 일반적으로 사치성 제품으로 분류된다. 14K, 18K 주얼리 제품은 1만원 미만에서부터 100만원을 호가하는 제품까지 매우 다양하다.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반지의 경우 객단가가 보통 10만∼15만원선이다. 결코 싸다고 할 수 없는 가격이다. 그래서 주얼리는 불황에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업종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사장은 반론을 편다. 주얼리 제품이 생필품이 아니다 보니 불황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매출이 급감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밸런타인데이, 화이트데이, 크리스마스 등 특정 시기의 매출이 높은 데다 선물용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층이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패션주얼리의 주고객층은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이었는데 최근에는 20대 중반에서 30대 중반까지 올라갔다. 40∼50대 고객들도 점차 금은방보다는 주얼리 매장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하지만 불황의 그늘은 패션주얼리 시장에도 넓게 드리워져 있다. 줄리엣도 예외가 아니다. 매출액과 가맹점수가 2002년 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신규 가맹점이 계속 생겨나고 있지만 그 숫자만큼 문을 닫았다. 한사장은 “매출이 늘지 않는 이유는 가맹점이 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줄리엣의 가맹점수는 70여개다. 50여개가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한사장은 지방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가맹점을 12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올해 들어서는 가맹점 확장보다 기존 가맹점 관리에 더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패션주얼리 업계는 유통질서가 무너지면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업체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부 주얼리 유통상인들이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제품을 몰래 납품하면서 유통질서가 흐트러지고 있는 것.

한사장은 본사 제품 외에 다른 회사의 제품을 몰래 사서 판매하는 가맹점에 대한 제재를 강화했다. 본사의 방침을 지키지 않으면 아무리 매출이 높은 가맹점이라도 과감하게 폐점시켰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 그동안 어렵게 구축한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흔들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주얼리는 제품력 못지않게 브랜드 이미지가 중요하다”며 “가맹점 체계가 무너지면 브랜드가 망가지는 것은 한순간”이라고 강조했다.

한사장은 평소 패션주얼리는 제품과 브랜드 이미지를 함께 판다고 생각한다. 많은 비용을 들여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패션주얼리 업체들은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드물게 오래 전부터 인기 연예인을 전속 모델로 쓰고 있다. 송승헌·송혜교·김하늘·고수 등이 줄리엣의 모델로 활동했다.

올해 줄리엣의 전속 모델은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의 헤로인인 올리비아 핫세. 지난해 말부터 미국 파라마운트 사와 끈질기게 협상한 끝에 지난 5월, 공동 마케팅 계약을 체결했다. 브랜드명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데다 영화가 제작된 지 35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올리비아 핫세가 여전히 신선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한사장은 “20대를 비롯 전 연령층이 올리비아 핫세와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을 고루 인지하고 있다”며 “국내 빅모델 못지않은 광고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차별화된 스타마케팅 돋보여

줄리엣은 광고뿐 아니라 차별화된 스타마케팅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테마파크에서 인기스타와 팬들과의 미팅을 진행하고 주얼리 제품을 협찬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김재원·렉시·세븐 등이 출연했다. 이 ‘스타팅’ 행사는 연예 프로그램 등을 통해 여러 번 소개됐고 줄리엣은 브랜드를 알릴 수 있었다.

줄리엣은 조만간 ‘스타 주얼리 코너‘를 운영할 예정이다. 이 코너는 연예인들이 착용했던 주얼리를 매장 내 별도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선보이는 것으로 연예인의 사진과 함께 전시된다. 한사장은 “국내 톱클래스의 연예인 25명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연예 매니지먼트 사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면서 “제품들은 모두 실용신안을 취득한 독점 상품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다른 업체에서 함부로 모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줄리엣은 지난달 사외보 성격의 <줄리엣 매거진>을 업계 최초로 창간했다. 웰빙· 패션·뷰티 등의 생활정보를 담고 있는 <줄리엣 매거진>은 본사와 가맹점 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은 물론 고객과의 유대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격월간으로 1만부를 발행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월간으로 전환하고 부수도 20만부로 확장할 계획이다.

한사장은 지난해 고객과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고객만족을 높이기 위해 조직을 마케팅 중심으로 재편했다. 이를 위해 광고대행사에서 마케팅 전문가를 영입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고객지원실을 강화해 고객관계관리(CRM)에 힘쓰고 있다. 마일리지 시스템도 새롭게 정비했다.

패션주얼리 업체에서 디자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줄리엣은 디자인개발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자체 디자인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7월 산업자원부가 주관하는 ‘산업디자인 GD 인증’에 독자적으로 개발한 디자인 3점을 출품해 모두 GD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한사장은 “한 아이템이 히트하면 다른 업체에서 금방 모방하기 때문에 각 브랜드마다 제품 구색이 엇비슷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퀼트 등 줄리엣만의 독창적인 아이템을 중심으로 실용신안을 꾸준히 획득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줄리엣의 사훈에는 다른 업체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단어가 있다. 정직, 성실, 창의가 보편적이라면 초심(初心)은 조금 독특하다. 내의업체 하청공장 직원, 의류 땡처리 장사, 시계업체 영업사원 등 밑바닥에서부터 출발해 오늘의 자리에 이르러서일까. 한사장은 맨손으로 시작했던 창업 초기의 마음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 그는 그동안 매출액의 1.5% 정도를 소아암 병동과 사회복지단체 등에 전달했다. 직원들과 함께 사회복지시설을 찾아 봉사활동도 꾸준하게 하고 있는 한사장은 “지금까지 사업을 하면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았다”며 “회사를 경영하며 얻은 수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기업가의 기본적인 의무”라고 강조했다.